[업무상배임]
판시사항
자본구조가 취약하고 상환자원이 부족한 기업에 대한 신규여신 행위와 업무상 배임죄의 범의
판결요지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배의 인식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죄의 범의가 있어야 할 것인바, 부정한 사례금의 수수나 정실관계 등이 개제되지 않았고 또 기업의 도산을 막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지원해 주려는 것 외에 별다른 범죄의 동기가 없었다면 자본구조가 취약하고 상환자원이 부족하며 기업경영이 위기에 처해 있었던 기업에 대하여 신규여신을 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은행장에게 업무상 배임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참조조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문인구
원심판결
서울형사지방법원 1981.4.20 선고 79노740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변호인과 검사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1978.9.30 서울신탁은행을 비롯한 한일은행, 제일은행, 조흥은행등 4개 은행의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서울신탁은행의 공동융자분담액 16억원중 13억9천만원은 원심판결의 별표 1기재와 같이 같은해 8.25부터 같은해 9.26까지 사이에 이미 대출해 준것을 위 결의에 따라 대출해준 것으로 정당화 하고 같은해 9.30 율산알미늄주식회사에 금 2억 1천만원을 대월하고,
(2) 1978.10.19 위 4개 은행의 공동융자결의를 받는 것을 전제로 하여 율산건설주식회사에 대하여 금 13억원을 대월하고,
(3) 1978.10.31부터 같은해 12.23까지 사이에 같은 별표 3기재와 같이 도합 4건 합계 금 17억 1천 7백만원의 일반자금 및 신탁자금대출을 해주고,
(4) 당좌거래에 있어서는 같은 별표 4기재와 같이 1978.10.30부터 1979.1.29까지 사이에 (가) 도합 6건 합계 금 44억 6천 5백만원을 일시 당좌대월하고, (나) 도합 57회 합계 금 104억 3천 2백만원을 타입대의 방법으로 대월하고,
(5) 수출지원 관련금융에 있어서는 (가) 1978.11.10부터 1979.1.7까지 사이에 같은 별표 5기재와 같이 도합 8건 합계 금 2억 2천 6백만원의 생산집하 자금을 대출하고, (나) 1978.10.2부터 1979.2.7까지 사이에 같은 별표 6기재와 같이 도합 455건 86억 3천 5백만원 상당의 내국신용장 또는 원자재수입신용장을 개설하여 동액상당의 보증채무를 인수하고,
(6) 지급보증중 수출지원관련 지급보증을 제외한 기타 지급보증에 있어서는같은 별표 7기재와 같이 입찰보증, 공사차액보증, 주택은행 융자담보 등 도합 3건 합계 금 11억 5천 1백만원 상당의 지급보증을 함으로써, 모두 실대출금 138억 8천 5백만원 및 지급보증 97억 8천 6백만원을 합한 합계 금 236억 7천 1백만원의 신규여신을 하여 율산계열 기업에 동액 상당의 이익을 취득케 하고 서울신탁은행에 동액상당의 손해를 가한 것이라는 요지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중 (1), (3), (4)의 ㉮, ㉯, (5)의 ㉯, (6)항의 각 공소사실 및 (5)의 ㉮ 중 1978.12.23자 금 3천만원의 생산집하자금 대출 부분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피고인에게 배임죄의 범의가 없었고, 그 밖에 새로운 손해발생의 여지나 손해발생의 위험성이 없다거나 또는 정부의 중화학공업육성책, 해운진흥정책, 군납촉진정책, 해외건설 및 주택건설촉진정책 등에 부응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정책금융이어서 위법성이 없다는 등의 사유를 추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그 나머지 공소사실 제2항 및 제5항의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무죄를 선고한 1978.12.23자 금 3천만원 대출 부분 제외)에 대하여는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 및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이를 업무상 배임죄로 의율처단하고 있다.
(1) 공소사실 제1항기재의 대출은 위 4개 은행의 제1차 융자결의에 따라 이루어진 율산계열기업에 대한 구제금융이고 원심이 그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율산그룹을 회생시킬 방안으로 위 신선호의 호소대로 약 40억원 정도를 지원하면 그 거래선의 자금사정이 호전될 수 있고 기업의 도산보다는 회생으로 기존대출금의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4개 은행의 융자결의를 거쳐 기대출금의 정당화 및 2억 1천만원의 신규대출을 해 준 사실을 인정한 조처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바, 위와 같은 사정하에서 이루어진 위 대출에 있어서 피고인에게 배임죄의 범의가 있었다 할 수 없고(기대출금의 정상화는 실질적으로 새로운 대출이 아니어서 은행으로서는 새로운 손해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따라서 위 부분은 이 점에 있어서도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될 수 없다),
(2) 공소사실 제2항의 13억원(제2차 공동융자분)의 당좌대월은 율산건설주식회사의 부도를 막기 위하여 한 급속을 요하였던 여신이어서 피고인이 4개 은행의 융자결의를 받는 것을 전제로 하여 한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하여는 원심이 유죄로 판단하고 있으나, 피고인은 위 제1차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대출을 해 줄 때와 같은 생각으로 율산그룹의 도산을 막고 회생시킬 의도로 재무부측과의 협의하에 대월해 준 것이라고 변소하고 있고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아도 위 당좌대월은 공동융자결의(위 결의는 그 다음날인 같은달 20에 이루어졌음)가 있기 전에 피고인이 단독으로 한 것이고 재무부의 지시를 받은 증거가 없다는 점만 알 수 있을 뿐 그밖에 피고인에게 업무상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할 만한 자료는 전혀 발견되지 아니하는 바, 피고인의 판단이 위 제1차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대출의 경우와 같고 공동융자결의를 받는 것을 전제로 한 이상 원심이 지적하고 있는 사정들 즉, 위 제1차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대출이 있은후 불과 19일만에 이루어 졌다거나, 공동융자결의가 있기 전에 피고인이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다거나 은행감독원이나 재무부와의 협의 내지 승인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위 제1차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대출의 경우와 달리 보아 피고인에게 업무상 배임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것은 아니고 더우기 위 대월 이후에 원심도 인정한 바와 같이 그 다음날의 제2차 4개 은행 공동융자결의로 13억원의 구제금융이 결정되었고(서울신탁은행 부담분 5억 2천만원), 같은해 10.24 금 18억원의 4개 은행 제3차 공동융자결의가 이루어졌으며(서울신탁은행 부담분 7억 2천만원, 공판기록 제1223정에 편철된 율산실업주식회사에 대한 긴급융자취급의 건이라는 제명의 제일은행의 기안문등 참조), 같은해 10.24 재무부장관이 결재한 재무부작성의 율산계열의 자체정비계획(수사기록 2901정 이하), 은행감독원이 1979.1. 작성한 율산그룹의 운영현황과 대책(수사기록 2929정 이하)등을 보아도 재무부나 은행감독원이 율산계열기업이 경영위기에 봉착하게 된 여러가지 문제점을 분석하여 율산계열기업의 도산을 막고 이를 회생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대책이 강구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는바 위 대월이후의 이와 같은 일련의 사실들은 위 제1차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대출뿐만 아니라 위 금 13억원의 당좌대월에 있어서도 피고인에게 배임죄의 범의가 없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할 것이고,
(3) 원심이 그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공소사실 제3항 중 1978.10.31자 적금 대출 5억 1천 2백만원 및 일반자금대출 7억 2천만원은 공소사실 제2항의 13억원의 당좌대월의 대환을 위해 이루어진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이중계산된 것이라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이에 채증법칙 위배에 의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으므로 위 13억원의 당좌대월에 있어서 배임죄의 범위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위 각 대출에 있어서도 피고인에게 배임죄의 범의가 없었다 할 것이고(새로운 손해발생의 여지도 없으므로 이 점에서도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4)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차례에 걸친 4개 은행 공동융자분의 구제금융에 있어서 피고인에게 배임죄의 범의가 없다고 한 이상 공소사실 제3항중 일반자금 1억 4천 2백만원은 율산실업주식회사가 외국으로부터 도입한 선박의 선가상환자금지원을 위해 금 3억 4천 3백만원의 채권담보 대출은 군납등록업체인 광성피혁주식회사에 대한 군납자금지원을 위해 각 대출한 것이고, 공소사실 제4항 (가)의 일시 당좌대월은 중화학공업에 진출한 율산중공업주식회사 및 율산알미늄주식회사와 해외건설에 진출한 율산건설주식회사에 대하여 중화학공업의 육성 및 해외건설진출을 지원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공소사실 제5항 (가)의 생산집하자금 대출은 율산실업주식회사 등이 외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물품을 집하해 준 국내 중소업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대금을 융자해 준 것으로서 수출지원금융이고, 공소사실 제6항의 기타 지급보증 중 입찰보증은 율산실업주식회사에 대한 수출입찰보증이고, 공사차액보증은 율산건설주식회사가 착공한 삽교천농업종합개발사업 제3공구 동부지구 공사의 공사비차액을 보증해준 것이고, 주택은행 융자담보는 율산건설주식회사가 소라아파트 신축공사자금으로 주택은행으로부터 융자받은 금 10억원에 대한 지급보증으로서 율산계열기업을 회생시키기로 하였다면 위와 같은 여신들은 율산계열 기업의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도와주기 위하여 필요 불가결한 것일 뿐만 아니라 모두 당시 정부가 정책적으로 특별히 지원하고 있는 해운진흥, 군납촉진, 중화학공업의 육성, 해외건설진출, 수출증대, 주택건설촉진 등을 지원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정책금융이므로 더우기 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고, 특히 원심은 위 각 여신중 생산집하자금대출에 있어서는 타은행의 지급보증서를 받고 대출한 3천만원 부분만 배임죄의 범의가 없다고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유죄를 선고하였으나, 타은행의 지급보증서를 담보로 받고 대출한 경우는 손해발생의 위험이 거의 없으므로 더욱 업무상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그러한 담보가 없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생산집하자금대출은 수출지원금융으로서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필요한 금융이므로 위의 다른 여신들과 달리 볼 것은 아니며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보아도 특히 다른 여신의 경우와 달리 배임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5) 공소사실 제4항 (나)의 타입대에 관하여 보면 타입대를 전면금지하는 외국의 경우와는 달리 당시 우리나라 금융기관에서는 직무전결 규정으로 타입대를 일부 인정하고 있었고, 이를 금지하는 법적근거는 없으며 1978.1.13 시행의 우리나라 금융단협정 225호 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서울신탁은행의 직무전결 규정에서도 이를 인정하여 그 타입대 액수에 따라 이를 지점장 또는 본점 상무의 전결사항으로 정하고 있었으며, 원심이 그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적법해 인정한 바와 같이 당시의 우리나라 금융 현실이 1979.2월말 현재 각 은행별 타입대 취급액의 월말잔액은 조흥은행이 78억 4천만원, 상업은행이 108억 8천 4백만원, 제일은행이 139억 6천 2백만원, 한일은행이 123억 1천 2백만원, 서울신탁은행이 2억 5천만원으로서 이상 5개 시중은행의 위 1개월간 취급하고 결제한 후 남아 있는 위 1979.2월말 현재의 잔액기준 타입대취급액(결국 1일 대월잔액)이 총 452억 4천 8백만원에 이르렀으므로 이와 같이 막대한 타입대가 관례상 인정되고 있던 당시의 금융현실이나 타입대는 그 다음날 결재되는 것이어서 손해발생의 위험성이 1회에 국한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특히 불량한 타입대가 아닌한, 타입대가 있다하여 곧 바로 배임죄의 범의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서울신탁은행의 자산규모나 위 은행이 금융기관으로서 점하고 있는 위치 및 종합상사로서의 율산계열기업의 역할 등을 고려해 볼 때 율산계열기업을 회생시키기로 한 이상 이 사건 타입대가 통상 행해지던 타입대와 달리 특히 불량한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므로 (융통수표로 타입대가 이루어졌다는 것만으로 특히 불량한 타입대라고 볼 것은 아니다) 이 사건 타입대에 있어서도 다른 여신의 경우와 같이 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고,
(6) 공소사실 제5항 (나)의 수입신용장 및 내국신용장개설에 관하여 보면, 수입신용장 및 내국신용장의 개설은 수출입회사의 영업활동을 도와주기 위하여는 필요, 불가결한 것이며 수입신용장개설의 경우는 신용장개설은행이 담보로서 상환이 끝날 때까지 수입화물에 대한 선하증권을 보관하게 되므로 수입화물이 최소한의 담보가 되고, 내국신용장개설의 경우도 개설은행이 견질로 받은 원신용장과 국내원자재 공급업자 등이 공급한 수출용 원자재나 수출상품이 최소한의 담보가 되므로 다른 담보가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여신의 경우보다 손해발생의 위험성이 별로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수입신용장 및 내국신용장개설의 경우에는 더우기 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니,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각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업무상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