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상해·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판시사항
사법경찰관에 의한 신문과정에서 피의자에 의하여 작성 제출된 진술서의 증거능력
판결요지
증거능력의 부여에 있어서 검사이외의 수사기관작성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엄격한 요건을 요구한 취지는 그 신문에 있어서 있을지도 모르는 개인의 기본적 인권보장의 결여를 방지하려는 입법정책적 고려라고 할 것이고, 피의자가 작성한 진술서에 대하여 그 성립만 인정되면 증거로 할 수 있고 그 이외에 기재내용의 인정이나 신빙성을 그 요건으로 하지 아니한 취지는 피고인의 자백이나 불이익한 사실의 승인은 재현불가능이 많고 또한 진술거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에게 불이익한 사실을 진술하는 것은 진실성이 강하다는 데에 입법적 근거를 둔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형사소송법 규정들의 입법취지 그리고 공익의 유지와 개인의 기본적 인권의 보장이라는 형사소송법의 기본이념들을 종합고찰하여 볼 때,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제244조에 의하여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됨이 마땅한 피의자의 진술내용을 진술서의 형식으로 피의자로 하여금 기하여 제출케 한 경우에는 그 진술성의 증거능력 유무는 검사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와 마찬가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동법 제313조 제1항 본문에 따라 결정할 것이 아니다.[다수의견]
실체적 진실의 발견은 법관의 자유로운 증거판단에 맡겨진 것이며 이같은 증거법상의 기본원칙인 자유심증주의를 제한하는 규정은 자유심증주의의 뜻과 효율성을 십분 살릴수 있는 범위에서 특히 제한적으로 업격히 해석해야하고 그 규정의 본질을 벗어나서 입법취지나 목적에 반할 수 없는 것인 바,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소정의 진술서등은 동 제312조 소정의 조서 보다 소위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이 강하여 그 내용의 진실성이 앞서며 한편으로는 재현이 불가능할 경우가 많다는 점이 이들을 달리 규정하는 이유이며 위 진술서는 피고인이 된 후에 작성되었거나 피의자로서 작성되었거나 또는 그 이전에 작성된 것인가를 불문하고 또 그 작성된 장소가 어디이고 누구의 면전에서 작성된 것인가를 가리지 않는다고 해석할 것이므로 다수의견과 같이 경찰에서 피의자 신문조서가 작성되는 기회에 작성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것은 아무리 제한적인 해석이라 하여도 위 명문규정에 반함은 물론 위 규정의 이론적, 역사적 배경등을 도외시하여 입법근거 및 입법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별개의견]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황장주
원심판결
광주고등법원 1982.5.20. 선고 82노15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인의 살인죄에 관한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한편, 피고인이 된 피의자가 작성한 자필진술서나 그 서명 또는 날인이 있는 진술서(이하 진술서라고 쓴다)는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으나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이하 진술기재 서류라고 쓴다)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는 그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있는 것이다. (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대법원판사 정 태균, 전 상석, 이정우의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의 해석에 관한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원래 피고인은 공판정에서는 물론 수사단계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피고인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사를 받을 때에는 그 모두에 진술거부권이 있음을 고지받게 되어 있으므로 직접사실이거나 또는 간접사실이거나 간에 진술서 자술서 비망록 일기장 전말서 등에 기재한 자기에게 불이익한 사실의 승인은 진술거부권이 법률에 의하여 보장되고 있는 법제하에서는 그 재현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자기에게 불이익한 사실의 승인은 그 진실성이 강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규정이 정하는 증거능력을 부인하는것은 비록 아무리 제한적인 해석이라고 하더라도 그 명문규정에 반함은 물론 이규정의 이론적 역사적 배경 등을 도외시하여 입법근거 및 입법취지에도 반하여 결국 이 규정을 사문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법률의 해석에는 스스로 지켜야 할 엄격한 제약과 한계가 있다. 확대해석이나 유추해석을 규제하는 등 특히 형사법에서는 형사소송이 추구하는 이상에 비추어 이점이 보다 강조되는 것이다.
열사람의 범인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벌하지 않는다는 것은 형사재판의 이상임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고전적 의미의 이상은 인권옹호라는 점에서 강조되는 반면 형사재판의 목적에서 볼때 형사소송이 추구하여야 할 궁극적 이상은 한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벌하지 아니함은 물론 한편으로는 한사람의 범인도 형사처벌을 면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 두어야할 것이다. 형사소송법은 이와 같은 이상을 추구함에있어 여러가지 규정을 두고 있으나 이 규정은 이와 같은 형사소송이 추구하는이상의 서로 상충하는 양면성과 증거법상의 기본원칙인 자유심증주의를 제한하는 규정은 자유심증주의의 뜻과 효율성을 살릴 수있는 범위에 그쳐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최소한의 필유성을 충족하는 범위에 그치고 따라서 그 해석에있어서도 그 규정의 본질을 벗어나게 하여 입법취지나 그 목적에 반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논리의 전개는 결국 앞에 쓴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의 규정의 입법취지나 이론적 배경과 그 존재 의의를 고려하지 않음에 연유하는것이라고 짐작된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소정의 진술서 등은 같은 제312조 소정의 조서 등과 다르게 취급하는데에 바로 이 규정의 참뜻이 있는 것이다. 이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소정의 진술서 등은 같은 제312조 소정의 조서보다 소위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이 강하여 그 내용의 진실성에 있어 앞서며 한편으로는 재현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이점이 이들을 달리 규정한 이유인 것이며 이는 이 법조 본문의 진술서와 그 단서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를 또 달리 규정한 것과 그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고 진술서의 형식으로 피의자로 하여금 기재하게 한 경우에 엄격하여야 할 증거능력의 부여여부가 사법경찰관의 자의에 의하여 좌우되는 수긍하기 어려운 결과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하나 설혹 이와 같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이 진술서의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과 재현불가능이라는 점에서는 아무것도 다를 것이 없다.
또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의 진술서는 반드시 피의자로서만 작성되는 것이 아니다. 피고인이 된 후에 작성되었거나 피의자로서 작성하였거나 또는 그 이전에 작성된 것인가를 불문하고 또 그 작성된 장소가 어디이고 누구의 면전에서 작성된 것인가를 가리지 않는다고 해석할 것이므로 다수의견과 같이 경찰에서 피의자신문조서가 작성되는 기회에 작성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것은 아무리 수사에 임해서 수사의 방편상 등 제한적 해석을 시도하여 보아도 그 입론의 근거가 박약한 것이다.
생각컨대, 다수의견의 진의는 수사관이 수사에 임하여 진술서, 자술서 등의 작성을 강요하여 이 형사소송법의 규정이 악용될 수 있다는 인권옹호적인 현실론에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또한 앞서 밝힌 형사소송의 이상으로 하는바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한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처벌하지 않는 것이 형사소송의 이상인것과 같이 한 사람의 범인도 놓칠 수 없다는 것이 형사재판이 추구하여야 할 궁극적 목표의 하나이라면 악용의 우려라는 하나의 현실적 가능성때문에 그 전부를 부인하고 그 속에 담겨진 진실을 포기하고 외면할 수는 없다. 하물며 그 진실이 또한 재현불가능한 것이라면 그 결과는 범인을 알고 놓아주는 결과에 이를 것이다. 그리고 피고인의 진술서의 기재가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자기의 형사책임을 인정하는 자백을 내용으로 하는 것일 때에는 형사소송법제309조, 제310조의 제한을 받게 된다. 즉 진술서의 작성이나 그 기재내용이 고문, 폭행,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의 방법으로 임의로 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때나 그것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한 증거인 때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는 것이므로 다수의견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수사기관이 피의자신문조서에 대신하여 진술서 작성을 강제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