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의 항소이유 즉, 피고인은 1심이 판시한 일시 및 장소에서 피해자 박충현이 분실한 주민등록증 1매, 운전면허증 1매를 습득한 사실은 있으나 이를 횡령할 의사는 없었고 오히려 우체통이 나오면 넣으려고 150미터 가량 걷던 중 경찰관에게 불심검문을 당하여 위 물건들의 소지사실이 드러나 검거당했을 뿐이라는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인의 위 물건들을 습득하여 횡령한 사실을 인정한 1심판결을 정당하다하여 유지하고 있다.
2.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갖게 할 만한 증명력을 지닌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할 것인바, (
당원 1987.12.22. 선고 87도2168 판결;
1987.3.24. 선고 86도2783 판결;
1986.12.23. 선고 86도2041 판결 등 참조), 피해자 박충현의 경찰, 검찰 진술은 그가 이 사건 당일 09:30 - 10:00 사이에 위 판시장소와 가까운 곳에서 이 사건 물건들 외에 10,000원권 지폐 1장과 열쇠 4개가 들어있는 바지 1벌을 절취당했다는 내용에 불과하여 이로써는 이 사건 물건들이 그의 점유를 이탈한 것들이라는 사실만 증명할 수 있고,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압수조서의 기재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물건들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을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인의 경찰 진술내용은 피해자 박충현이 진술한 절도범행을 피고인 스스로 저질렀다는 것으로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부합하지 아니하고, 마지막으로 피고인이 검찰 1심 및 원심법정에서 한 각 진술은 위 항소이유와 동일한데 이 각 진술만으로는 아직 피고인의 변명이 타당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의 여지가 남아 있어 피고인이 주장하는 습득장소와 검거장소 사이에 우체통이 있었던가, 피고인이 검거당시 이 사건 물건들을 영득할 의사로써 품속에 깊이 넣지 아니하고 우체통에 바로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손 가까운데에 소지하고 있었던가, 또한 이 사건 발생 전의 행적 및 그후의 행선지(아마 귀가길이었던 듯하다)가 피고인의 검찰진술과 동일한가 등의 점을 심리하여 위와 같은 의심의 여지를 완전히 배제하지 아니하고는 위 각 진술을 이 사건 유죄인정의 증거로 삼기에 아직 미흡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원심판결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증명력이 부족한 증거로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어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살펴볼 것도 없이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없다.
3. 그러므로 원심 법원으로 하여금 다시 심판하게 하기 위하여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