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이 사건 소의 적법여부에 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은 원래 소외 1, 소외 2의 소유이었다가 소외 주식회사 서울신탁은행(이하 서울신탁은행이라고 한다)이 1985. 10. 22. 이를 경락받아 소유하고 있던 중, 소외 3이 1987. 2. 20. 위 서울신탁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대금 336,110,000원에 매수한 사실,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일부씩을 임차하여 점유하고 있던 소외 4 등 10여명의 임차상인들은 위 소외 3이 위 각 부동산의 소재지와 떨어진 서울 사람이라서 임차인의 사정을 고려하여 그들에게 임차보증금을 임의로 반환하지 아니할 것을 우려하여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위 각 부동산의 전 소유자인 위 소외 1과 매수인인 위 소외 3에게 항의하자, 위 소외 3이 위 매매계약을 포기하기로 하고, 위 소외 1의 처인 피고는 위와 같은 사정을 아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하여 줄 것을 사정하여 원고는 1987. 4. 13. 위 소외 3 및 서울신탁은행과의 사이에,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서울신탁은행과 소외 3과 사이의 위 매매계약에 있어서의 매수인의 지위를 원고가 그대로 인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갱개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런데, 위 갱개계약 체결 당시 위 소외 4 등 임차상인들과 피고는 위 임차상인들의 임차보증금을 원고가 반환하여 주고, 그 채권의 확보를 위하여 위 갱개계약서의 양수인란에 임대인인 피고도 넣어 줄 것을 요구하므로, 원고는 위 임차상인들 및 피고와의 사이에, 원고가 임차상인들이 시설한 각 점포의 시설물을 인수하는 대신 임차상인들에게 임차보증금 합계 금 70,000,000원을 반환하기로 하고, 그 이행을 담보하는 뜻으로 위 갱개계약서의 양수인란에 피고의 명의를 넣되 원고가 위 임차보증금을 모두 반환하면 위 갱개계약서에 피고의 명의를 삭제하기로 약정한 다음, 위 갱개계약서의 양수인란에 피고의 명의를 기재한 사실, 그 후 원고가 위 서울신탁은행에 위 매매대금을 전부 지급하고, 위 임차보증금 70,000,000원 중 일부는 임차상인들에게 직접 반환하고, 나머지는 피고에게 지급하여 임차상인들에게 반환하도록 한 사실, 그러나 피고는 위 갱개계약서의 양수인란에 위와 같이 피고의 명의가 기재되어 있음을 기회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원고와 공동으로 매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집에 들어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위 갱개계약서사본 및 대금납입영수증 등 관련서류를 절취하여 가는 한편, 원고가 서울민사지방법원 93가합76083호로 위 서울신탁은행을 상대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 청구의 소를 제기하자, 피고는 위 서울신탁은행을 보조하기 위하여 위 소송에 참가하여 피고가 원고와 함께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주장을 다투고 있을 뿐더러, 이 사건 소송의 계속 중에도 그와 같은 내용으로 일관하여 다투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터 잡아 이 사건 각 부동산은 원고가 단독으로 갱개계약을 체결하여 매수하였고, 다만 임차상인들의 임차보증금반환채권 이행의 담보를 위하여 피고의 이름을 양수인란에 기재하였을 뿐인데, 그 후 원고가 위 임차보증금을 전부 반환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갱개계약에 있어서 양수인으로서의 아무런 권리가 없다 할 것임에도 피고가 이를 다투면서 그가 공동 매수인이라고 주장하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하여 위 갱개계약에 있어서 양수인의 권리가 피고에게 존재하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확인의 소는 반드시 원고, 피고간의 법률관계에 한하지 아니하고, 원고, 피고의 일방과 제3자 또는 제3자 상호간의 법률관계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나, 그러한 법률관계의 확인은 그 법률관계에 따라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 불안이 야기되어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위 법률관계를 확인의 대상으로 삼아 원고, 피고간의 확인판결에 의하여 즉시로 확정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것이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4.11.8.선고 94다23388 판결, 1991.12.10.선고 91다14420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의 주장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소는 그에 대한 원고의 승소판결이 있다 하여도 그 판결로 인하여 원고의 권리가 확정되는 것도 아니고 소외 서울신탁은행에 대하여 그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것도 아니어서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정을 제거할 수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은 사실관계하에서는 원고가 단독 양수인으로서의 권리 또는 그 지위의 불안, 위험을 해소시키기 위하여는 곧바로 소외 서울신탁은행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효 적절한 방법이고 또 그로써 충분함에도 불구하고(위 인정사실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과는 별도로 서울신탁은행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있고, 피고는 위 소송에 보조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굳이 이 사건 청구취지와 같은 내용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 할 것이다.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인바,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이 이를 간과하고 본안에 나아가 심리판단한 것은 확인의 소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피고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판단할 필요도 없이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여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이 법원이 종국판결을 하기로 하는바,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한 것으로서 그 흠결을 보정할 수 없는 경우임이 명백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소송의 총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